네이버에서 6
" 테츠야, 료타랑 다이키는? "
여느 때처럼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온 아카시는 체육관 안을 둘러보다 바로 옆에 있는 쿠로코에게 물었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워밍업을 하고 있는데 그 둘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에 쿠로코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 글쎄요. 제가 왔을 때부터 안 보이던데요. "
어디에 있나 찾아 볼까요? 그 대답에 잠깐 가만히 있던 아카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놔 두도록 하지. 한창 뜨거울 때잖아. 그 말에 쿠로코는 아니요, 라며 입을 열었다.
" 한창 뜨거울 때고 자시고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해야 합니다. 온 것 같긴 하니까 근처에 있겠지요. 찾아오겠습니다. "
" 아오미넷치, 안 된다니까요. 슬슬 아카싯치 올 때 됐는데…. "
키세는 한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오미네의 머리를 밀었다. 아니, 밀려고 했다. 그가 자신의 귀를 자근자근 깨물며 손을 끌어내리기 전까진.
"알 게 뭐야. 내 꺼, 내가 만진다는데. "
아오미네는 키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목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운 숨결과 옷 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손길에 키세는 몸을 움찔했다. 아, 아오미네, 치. 여, 기서는, 안 된다, 니까…. 키세의 몸이 조금 무너졌다.
" 둘 다 적당히 좀 하시죠. 체육관 바로 뒤에서 뭐하는 겁니까? 하려면 집에서 하던가요. "
불쑥 튀어나온 목소리에 깜짝 놀란 키세는 아오미네를 팍, 소리가 나게 밀쳤다. 키세! 아오미네는 되려 큰 소리를 냈다.
" 그러니까 여기서는 안 된다고 했잖아요! 이 에로미넷치! "
키세는 벌개진 얼굴을 하고는 체육관 입구가 아닌, 그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 테츠, 너…. "
" 저는 아무 잘못 없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발정하는 아오미네 군 잘못이지요. "
" 나도 잘못한 것 없어. 잘못이라면 귀여운 저 녀석이지. 거기다 땀 흘리면 또 얼마나 야하다고. "
" 전 둘의 염장을 듣고 싶은 게 아닙니다. "
" 아호미넷치가 진짜…. "
근처에 있는 벤치에 털썩 앉은 키세는 손부채질을 하며 얼굴을 식혔다. 그러다가 곧 쿠로콧치가 오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라 중얼거리다 다시 얼굴을 살짝 붉혔다.
" 키세 상? "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그리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와 키세는 고개를 들다가 그 사람을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타이토 군.
" 오랫만이에요. "
키세는 웃으며 타이토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멍하니 있던 타이토는 그 손을 맞잡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근데 여기는 어떻게…. "
" 아, 일이 있어서 근처에 왔다가 혹시 아오미네 상이나 키세 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
" 그런가요. "
잘 됐네요. 나도 타이토 군한테 할 말이 있었는데. 그 말에 타이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키세는 바로 앞에 있는 자판기로 가서 타이토에게 뭐가 좋겠냐고 물었다. 타이토는 캔 커피라고 답했고, 키세는 캔 커피와 약한 탄산 음료를 뽑았다.
" 근데 저한테 할 말이라는 건 대체…. "
" 그 때, 고마웠어요. "
키세가 가리킨 '그 때'가 언제인지 생각이 안 나는지 타이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마지막 촬영하던 날이요. 타이토는 아, 했다.
" 그 때 타이토 군의 그 말이 없었더라면 난 아직도 그를 의심하고 있었을 거에요. 진짜 고마워요. "
키세의 미소는 더없이 환했다. 그의 이미지 컬러처럼 찬란히 빛나는 금빛 미소였다.
천린아 님의 '천하무적 농구단' 완결을 몇 번씩이나 읽은 뒤에 문득 생각난 내용.
근데 난 이렇게 길게 쓸 생각 없었는데 ㅋㅋㅋㅋ 타이토가 갑툭튀하면서 늘어났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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