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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7

히류(緋琉) 2016. 12. 9. 00:28

아오미네는 문 앞에 걸린 黄瀬涼太(키세 료타)라는 이름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문을 열었다. 침대에 일어나 앉아 책을 읽고 있던 키세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아, '다이키 군'」

「'다이키 군'?」

 

익숙하지 않은 호칭에 눈쌀을 찌푸린 아오미네는 침대 바로 옆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키세가 읽고 있던 건 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이었다.

 

「뭐냐, 그건?」

「이거요? 아카싯치하고 쿠로콧치가 구해준 겁니다, 태교에 좋다고」

 

키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침대 옆 테이블에는 그림 동화책이 쌓여 있었다. 키세는 환하게 웃었다. 아오미네는 그런 키세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손을 올렸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키세의 고개가 돌아갔다. 키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이 안 되는 듯 눈만 껌벅였다.

 

「너 진짜 나 기억 못 하냐? 니가 그렇게 찾는 '아오미넷치'는 바로 나라고, 인마!」

「에? 다이키 군이 아오미넷…에?」

「그리고 니 뱃속에 아기는 이제 없어. 그건 니가 더 잘 알 것 아냐!」

「우리 아기가…없다고…?」

 

키세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고는 눈을 크게 떴다. 아이가 있을 거라는 환상은 깨어진 건지 키세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키세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아…, 아…」

「키…세?」

 

키세의 반응이 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챈 아오미네가 키세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 하자 키세는 피하려고 했는지 뒤로 물러나려다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키세는 다시 침대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해요, …어서. …으니까 …요, …치」

 

아오미네는 키세가 왜 가만히 있는지, 뭘 그렇게 중얼거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침대 반대쪽으로 갔다. 키세는 침대에서 떨어진 자세 그대로 몸을 떨며 울고 있었다.

 

「미, 미안해요, 말 안 들어서. 아, 아기 이제 없으니까 나 미워하지 말아요, 아오미넷치. …하,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키세를 일으키려 했던 아오미네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울던 키세는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웃기 시작했다. 그건 차마 눈물로 끌어낼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슬픔의 표출이었다.

 

「하하하하하! 아가야, 미안. 미안. 엄마가 미안. 하하하! 하하하하!」

「키세…」

「엄마가, 엄마가 미련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013년 7월 18일

 

레몬소녀 님의 썰을 보고 갑자기 생각난 그 뒷 이야기 비슷한 것( '') 

 

한 때 내 전공이 우울한 내용+불쌍한 키세였는데, 

그 때 그 느낌들은 다 어디로...(...) 

 

스크랩하고 싶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 (단, 레몬소녀 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