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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3 카이슌 (잇님)
히류(緋琉)
2017. 7. 13. 00:00
※ 『츠키우타』 카이슌 (후즈키 카이x시모츠키 슌)
※ 잇님 생일 선물
※ 백호국
“한동안 더운 뒤 내린 비라 더 시원하게 느껴지네. 비 내리는 게 작년보다 늦어서 올해는 안 내리려나 싶었어.”
우산을 들지 않은 쪽 손을 우산 밖으로 뻗어 떨어지는 비를 손바닥으로 맞으며 카이가 그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슌은 몸을 조금 숙여 정원의 나뭇잎 하나를 살짝 만지며 웃었다.
“비는 모든 생명에 활기를 불어넣는 자연의 축복이니 안 내리면 큰일 나지. 봐, 이 잎들도 간만에 비가 와서 즐거워하고 있잖아.”
“새벽부터 내려서 그런가, 확실히 어제보다 쌩쌩해졌네.”
“이대로 조금만 더 내려서 모든 식물들이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네.”
몸을 낮춰 땅 가까이의 잎들을 보고 있던 카이는 웃음소리가 조금씩 멀어져 간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돌려 그 쪽을 살짝 보고는 곧 몸을 일으켰다.
“아.”
“응? 왜 그래, 카이?”
“아니, 별 건 아니고. 넌 역시 빗속에 있어도 그림이 되는구나 싶어서.”
그 말에 눈을 몇 번 깜박인 슌은 다시 한 번 작게 웃었다.
“고마워, 카이.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카이도 충분히 빗속에서도 그림이 되는 걸.”
“네 눈에 콩깍지가 낀 모양이네.”
“그렇게 말한다면 카이 눈에도 콩깍지가 낀 건데?”
둘은 서로를 보며 비 소리가 안 들를 정도로 소리를 내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