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창고

프라이베터 정리 (180128~180129/오리진 AU)

히류(緋琉) 2018. 2. 4. 09:33

<180128 / 츠키프로 / 오리진 AU>

 

 

"슈, 뭘 그렇게 보는 거야? 아, 에이치?"

 

자신과 다시 일을 하는 도중에 슈의 시선이 자꾸 먼 곳을 향한다는 것을 깨달은 카이가 그쪽을 보고는 납득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슈가 본 것은, 자신을 만나러 온 둘과 같이 쉬러 들어가는 에이치였다.

 

"그렇게나 걱정이 된다면 그냥 츠이바가 되면 좋을 것을."

"에이치한테 어울리는 상대는 나처럼 그냥 에이치한테 무른 이가 아니어야 해."

 

슈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나처럼 에이치의 풍부한 감정을 그냥 받아주는 이가 아닌, 그때 그때 충고나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그런 이가 에이치한테는 필요해. 그래야 에이치의 존재가 안정되니까."

"그런가?"

 

그 말을 들을 카이는 슈를 보며 뭔가 생각하는 듯 뺨을 긁적였다.

 

'에이치의 존재가 제일 안정되는 건 슈 너랑 같이 있을 때인데 말이지.'

 

 

 

 

 

 

 

 

<180129 / 소아라 / 오리진 AU>

 

 

케세드의 신전 앞 마당에서 한 하얀 천족이 날개를 활짝 펼친 채 노래를 목청 높여 부르고 있었다.

그 천족이 부르는 노래는 밝으면서도 한편으로 슬픈 그런 멜로디의 노래였다.

 

"소라?"

"모리히토."

 

들려온 목소리에 소라라 불린 그 이가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이가 자신을 보고 서 있었다.

 

"돌아왔다고 해서 와 봤는데…. '세계'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 역시 알겠어?"

"그렇게 얼굴에 드러나는데 누가 몰라?"

"소우시, 너무하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다른 때보다 안색이 더 안 좋아 보이세요."

 

자신에게 다가온 무리 중 유일한 천족의 물음에 살짝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다시 그들을 본 소라는 뺨을 살짝 긁적였다.

 

"아, 음. 그게, 종종 '세계'에 놀러 갈 때마다 같이 놀아준 꼬마가 있는데."

"아, 종종 얘기했던 아이?"

"응. …이번에 내려갔더니 안 보여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그 꼬마네 가족이 도둑 때문에 죽었대."

 

소라의 말에 거기 모인 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런 일이…."

"그래서 이번에는 거의 바로 오다시피했구나."

"응, 그 꼬마네 가족들이 묻힌 곳만 보고 바로 왔어."

 

소라는 슬프게 웃었고, 그가 '세계'에 내려가서 비슷한 일을 겪을 때마다 며칠동안 마음 아파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다른 이들은 잠시 그런 그 모습을 가만히 보았다.

 

"소라."

 

그 침묵을 깬 것은 소우시였다.

 

"소우시?"

"너, 이제 내려 가지 마."

"소우시?"

"아하하, 소우시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그래도, 나는 이 곳에서는 못 보는 새로운 소리를 찾아 내려 갈 거야. 가슴이 아파 오면 다시 돌아오면 돼. 여기서는 마음껏 슬퍼하거나 기뻐할 수 있으니."

 

언제 슬프게 웃었냐는 듯이 환하게 웃은 소라의 뺨에는 두 줄기 눈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