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전력] 170701 우산

히류(緋琉) 2017. 7. 1. 22:49

※ 『츠키우타』 하루하지 (야요이 하루x무츠키 하지메)

※ 츠키프로 전력 60분 ‘우산’

 

 

 

 

“비?”

 

집으로 가기 위해 교사를 나서는 순간 얼굴에 닿은 물기에 하지메는 손을 펼쳐 손바닥을 위로 향했다.

곧 손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하늘을 올려보자 눈에 보이는 빗줄기 몇 개가 후두둑 떨어졌다.

 

“어라, 하지메? 또 우산 안 가지고 왔어? 오늘 아침 일기예보에서 분명 오후 쯤 비 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일기예보 잘 안 본다는 건 알고 있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하루는 가지고 왔던 우산을 펼쳐 들었고, 하지메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 우산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이제는 좀 좁은데. 하지메, 다음부터는 일기예보 미리 보고 우산 챙겨오는 게 어때?”

“귀찮아.”

 

그 말에 살짝 투덜대는 하루를 슬쩍 본 하지메는 이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입을 조금 뗐다가 이내 입술을 꾹 다물었다.

 

 

 

 

“어, 비다?”

 

하늘을 보고 챙겨온 우산을 펼치는 하루를 조금 뒤에서 본 하지메도 이어 우산을 펼쳐 들고 그의 곁으로 갔다.

 

“후후.”

“왜 그래?”

“별 건 아니고 하지메가 우산을 챙겨 오는 걸 보니 문득 중학교, 고등학교 때가 생각이 나서. 하지메, 그 때는 일기예보 거의 안 보고 와서 내가 가지고 온 우산을 같이 쓰고 갔잖아?”

“아.”

 

하지메는 하루를 한 번 슬쩍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루, 만약 그 때 내가 일기예보를 보고도 우산을 안 챙긴 거라면?”

“응? 알고 있었는데?”

 

그 대답에 하지메는 고개를 획 돌려 하루를 보았고, 하루는 작게 웃었다.

 

“아주머니께 들었어. 내가 큰 우산을 챙겨 와서 따로 우산 챙길 필요 없다고 했다며?”

 

하지메는 붉어진 얼굴을 우산으로 가렸다.